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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살 연하 바이올리니스트를 아내로 맞은 건축가 양진석의 러브하우스

“늦게 한 결혼, 하지만 2세 만큼은 남보다 빨리! 요리 잘하는 아내 덕에 살찌는 소리 팍팍 들려요”

방송인이자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건축가 양진석이 지난 11월 23일 오후 5시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신부는 독일에서 유학한 바이올리니스트 김주현씨. 두 사람은 한 사교 모임에서 우연히 만나 사랑을 키웠다. ‘러브하우스’가 만들어낸 스타, 양진석의 리얼 러브하우스 공개.



우리는 음악으로 ‘통’한 사이! 만난 지 8개월만에 결혼

‘러브 하우스’로 얼굴을 알린 건축가 양진석(39)이 지난 11월 23일 오후 5시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신부는 독일 뒤셀도르프 국립음대 출신의 연주 박사, 바이올리니스트 김주현(28)씨. 두 사람은 김주현씨가 독일 유학 중이던 지난 2004년 봄 처음 만났다.



불과 1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일하느라 정신이 없어 도대체 여자 만날 시간이 없다며 투정하던 그였다. 당시 그는 “운명처럼 만나지겠지”하며 위안을 삼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그의 바람대로 정말 사랑은 마흔살의 문턱에서 기적처럼 그의 곁으로 찾아들었다.



정확히 11살 차이. ‘도둑놈’ 소리 듣기 딱 알맞은 상황이다. 장난기가 발동해 “김주현씨가 (양진석을 부를 때) 호칭은 어떻게 하나요?” 하고 묻자 천연덕스럽게 “그냥 오빠라고 하는데요?”라며 껄걸 웃음.

“처음엔 절더러 ‘아저씨’ 라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바로 잡아 줬죠. ‘오빠’라고구요. 결혼할 때도 얼마나 웃겼는지 몰라요. 제 친구들이 저보다 더 멋을 내고 온 거 있죠. 결혼식 끝나고 기념사진 찍을 때 신부측 친구들과 너무 비교될까 걱정스러웠다나요? 암튼 요즘 하루 하루가 정말 즐겁답니다.” 



새신랑의 얼굴에 웃음꽃이 만발이다. 누가 깨소금 쏟아지는 신혼 아니랄까봐 연신 싱글벙글. 양진석은 김주현씨를 처음 만난 날도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2004년 3월 20일. 여느 때 같으면 그의 오랜 연인이자 친구인 콜리(양진석이 키우는 개)와 공원으로 산책을 갈 토요일 오후. 양진석은 오전에 골프 약속이 있어 나갔다가 일행의 꼬임에 못 이겨 한 사교 모임에 동참했다 지금의 아내 김주현씨를 알게 됐다.



“클래식 연주자, 연예인, 기업인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모이는 일종의 친목 모임 같은 거였어요. 거기서 지금의 와이프를 만났죠. 처음부터 ‘확’ 하고 느낌이 왔던 건 아니에요. 그냥 이런 저런 얘기를 주고받던 중 아내가 제 CD 얘길 꺼내기에 귀가 ‘혹’ 했죠. 제가 낸 앨범 세장을 모두 가지고 있다면서요. 정말 뜻밖이었어요. 알고 보니 CD만 4천장 정도 가진 음반 콜렉터더군요. 거기서 필이 딱 왔죠. 그 이후로는 일사천리였어요. 거 참 희안하데요. 마음이 통하는 거 같으니까 그후로는 외모도 안보이고, 성격도 안보여요. 아마 인연이어서 그랬겠죠? 결혼할 인연!” 



당시 김주현씨는 독일 유학 중 잠시 고국에 돌아와 휴식을 즐기던 차였다. “휴대폰 잠시 쓸 수 있겠냐”며 자연스럽게 김주현의 휴대폰 번호를 알아낸 양진석은 처음 만나던 날, 문자로 데이트를 신청했다. 당시 그가 날린 작업 멘트는 “내일 뭐해요?” “모래는요?” “제 CD 가지고 나오세요. 제가 사인해드릴게요.” 당시를 떠올리며 양진석은 “원래 여자 앞에선 눈도 잘 못 마주칠 정도로 수줍음이 많은 편인데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 모르겠다”며 머쓱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첫만남에서부터 서로에게 호감을 보인 두 사람. 유학 중인 김주현씨가 잠시 한국에 머물렀던 2주 남짓한 시간동안 둘은 음악회 데이트를 즐기며 10여 차례나 만남을 이어갔다.



“한번은 정원영씨 콘서트엘 친구 여럿 데리고 함께 갔어요. 공연이 끝나고 자리에서 일어서려는데 그녀가 가방에서 뭔가를 주섬주섬 꺼내는 거예요. 봤더니 정원영 CD를 비롯해, 그날 게스트로 나온 김동률, 이적 CD까지 다 챙겨 나왔더군요. 사인 받겠다고 말이죠. 순진함과 겸손함이 마음에 들었어요. 백건우·윤정희 선생님 공연에 함께 갔을 때도 감동이었죠. 여럿이서 벤을 타고 함께 가는데 이번엔 샌드위치 8인분을 손수 준비해 감동을 안기더군요. 연주회가 저녁시간이라 식사 때를 놓치면 허전할 것 같아 싸 가지고 왔다면서요. 그때 정말 이 친구 참 괜찮은 사람이구나 생각했어요.”



양진석은 김주현씨가 짧은 한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독일로 돌아가던 날, 그녀에게 반지를 하나 선물했다. 확실한 사랑 표현이었던 셈. 양진석이 첫 사랑이라는 김주현씨의 마음도 그와 다르진 않았던 것 같다. 독일에 도착하자마자 양진석에게 전화를 걸어 ‘조기 졸업’의 뜻을 밝혀온 걸 보면 말이다. 양진석은 박사 학위를 무사히 마치고 귀국한 그녀에게 ‘프로포즈’라는 깜짝 이벤트로 기쁨을 선물했다. 3월에 처음 만나 6개월만인 8월에 결혼을 약속하고, 11월에 부부가 됐으니 두 사람의 사랑이 정말 고속철만큼이나 급하긴 급했나 보다.



양진석은 자신의 평생 반려자인 김주현씨를 “탁월한 음악적 재능에 겸손함, 인내심과 여성스러움까지 두루 갖춘 최고의 신부감”이라 소개했다.



요리 잘하는 아내 덕에 결혼 후 한달만에 살이 6kg이나 쪘다며 흐뭇한 미소를 짓는 양진석. 김주현씨는 남편 양진석에게 뿐만 아니라, 시부모님에게도 1등 며느리이다. 올해 76세 되는 시아버지는 며느리와 도란 도란 얘기 나누는 게 즐거워 휴대폰 문자 보내는 법을 다 익히셨을 정도라고 하니 시아버지의 며느리 사랑이 어느 정도인지 대충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러브 하우스’ 디자이너로 인기를 모았던 그의 신혼집 인테리어 또한 호기심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결혼 후 미국 하와이로 9박 10일간의 신혼여행을 다녀온 두 사람은 양진석이 총각시절 살던 동부이촌동 아파트에 신접살림을 차렸다. 3년 전 평생 살겠다는 각오로 큰 맘 먹고 장만했다는 60평 규모의 아파트. 부부 중심으로 생활하기 편리하게 주방을 크게 하고, 수납 공간은 최대한 넉넉하게 설계 했다. 아내를 위해 결혼 전 자신이 쓰던 서재를 방음벽 넣어 연습실로 개조해 선물했다는 그. 음반 콜렉터인 아내를 위해 CD 4천장이 들어가는 슬라이딩 장도 짜아 넣었다.



“연습실에서 창을 열면 바로 한강이에요. 아내가 지금껏 자기가 본 집 중에서 가장 예쁘다며 너무 좋아하는 거 있죠. 그 소리 들으니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어요. 지금처럼만 맞춰 살면 싸울 일 없을 것 같아요. 늦은 결혼인 만큼 아들, 딸 빨리 낳아 행복하게 잘 살게요.”





글 / 최은영 기자  사진 / 강예지